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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1/26 [다짐] 가벼워져야 겠다는 생각, 부지런해져야 겠다는 다짐
- 2008/11/24 [짧은 생각] 공적인 것, 사적인 것, 그리고 블로그 (1)
- 2008/10/30 [고백] 충분치 못하다는 생각, 글쓰기의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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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대비되는 단어로 생각하면 명료하고 분명해진다. 밝은 것과 어두운 것, 가벼운 것과 무거운 것, 곧은 것과 굽은 것... 그래서 흔히 사물을 바라볼 때 이러한 논법을 들이대면 모호하던 것들이 또렷하게 보이면서 분명한 판단을 할 수가 있게 된다. 모호한 것은 어떤 행동을 취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개 사람들은 갈래길 중 하나를 선택하여 바라보는 습성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때때로 그런 명료한 선택을 어렵게 하는 애매한 대상을 만날 때가 있다. 그러면 우리는 멈추어서 생각해보게 된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통찰을 얻게 되는 것이다. 세상이 반드시 대립되는 쌍으로만 이루어져 있지는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이따금씩 생각해보게 된다. 이 글은 개인적인 이야기에 속할까, 공적인 발언으로 다루어야 할까? 자신의 생각을 아무런 제약없이 적는다는 점에서 블로그는 지극히 개인적인 글쓰기일 수 있다. 그러나 글을 쓰면서 누군가 읽을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쓴다고는 장담하기 어렵다. 특히 그 블로그를 찾는 사람들이 일정한 수를 넘어서고, 그 글이 이곳 저곳 인터넷 미디어를 타고 전파된다고 한다면, 그 글은 이미 사적인 영역을 넘어서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문제는 얼마만큼의 사람이 보게 되면, 또 어떠한 매체에 옮겨지게 되면 공적인 글이 되는 것일까 하는 점이다. 대통령이 국정을 운영하며 느낀 소회를 자신의 블로그에 적는다면, 그 글은 과연 사적인 독백으로 남아 있을 수 있을까?
요즘 온 나라가 한 인터넷 논객의 글로 인해 온통 들쑤셔놓은 듯 시끄럽다. 그의 발언이 언론 매체에도 인용되고 있고, 방송 시사 프로그램과 뉴스 프로그램에서도 그의 발언을 두고 비판과 지지가 엇갈리고 있다. 경제에 대한 그의 식견이 놀랍도록 높아, 수 많은 사람들이 그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의 글을 전부 살펴본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전통적인 공적인 글쓰기와는 상당히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는 거리낌없이 그의 생각을 상당히 '사적인' 어투로 풀어놓았다. 그런데 그의 목소리에 수 많은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애초에 이런 결과를 예상했던 것일까? 이제 그의 글은 왠만한 신문 사설보다도 더 많은 사람이 주목하고 있고, 찬탄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그렇다고 그의 글이 일정한 형식을 갖추기를 요구하는 사람도, 기대하는 사람도 없다. 그는 여전히 개인 자격으로 자신의 생각을 꺼내놓은 것뿐이기 때문이다.
블로그라는 도구가 창출한 '열린 공간'은 우리에게 새로운 문제를 던져주고 있다. 누구나 언제든 무엇이나 말할 수 있는 수단을 갖게 되었지만, 그것이 어떻게 사용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모호한 부분이 남아있다. 블로그를 가리켜 '1인 미디어'라고 할 때, 우리는 이 애체의 공적인 성격에 대해 이미 동의한 것일까? 그렇다면 블로그에 올라온 이야기는 모두 근거가 있고, 확인 된 사실이며, 출처가 분명한 것이라고 간주해야 한단 말인가? 하루 방문자가 수 천명을 넘는 블로그의 주인이 실수로 잘못된 사실을 올린다거나, 누군가의 명예를 손상시킬 수 있는 언사를 한다던가, 단순한 가정이가 추측에 불과한 이야기를 사실과 혼동할 수 있게 얘기한다면 그 결과가 미칠 파장은 과연 개인의 말실수라고 치부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모든 블로거들에게 언론인의 정신과 엄정한 책임을 요구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블로그가 점점 영향력을 얻어갈 수록 우리는 분면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새로운 문화적 현상들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여지껏 우리는 사적인 것을 공적인 장에 늘어놓는 것을 그다지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 삶의 방식을 살았다. 자신의 감정이나 관계에 대한 언급은 조심스럽게 정제되어 일정한 형식 안에서 언급 되어야 하고, 솔직한 생각이나 느낌은 자신만의 사적인 영역에 보관해 둘 것을 권고 받았다. 우리가 블로그라는 도구를 자신의 생각을 꺼내놓는 장이라기 보다 정보를 모으고 정리해두는 데에 쓰는 까닭은 아마도 이러한 문화적 경향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암암리에 블르고를 공적인 발언 공간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블로그를 둘러싼 문화 현상은 현재 진행형이다. 개개인의 감상을 적고 일상을 기록하던 도구가 이제는 가히 왠만한 신문이나 방송과 맞먹는 영향력을 얻어가고 있다. 우리들(의) 미디어(we media)인 블로그는 그 열린 공간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지혜를 요구하고 있다. 열린 소통의 도구로서 유용하게 사용하면서도, 그 뒷면의 어두운 폐혜를 지혜롭게 다룰 수 있는지 물음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무엇이 나타나면 한 동안은 그를 둘러싸고 혼란이 벌어지게 마련이다. 지금 이 순간까지 분명한 답은 주어지지 않았다. 블로그는 지극히 개인적이며, 동시에 공적일 수도 있는 소통의 수단이다. 명쾌하게 어느 한편으로 가름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들 모두가 조심스럽고 심사숙고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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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인가를 단정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 여긴다. 내게는 어느 것 하나 분명하게 눈에 잡히지도 않고, 어떤 측면을 보면 다른 각도에서 엿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판단을 유보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때로는 스스로에게도 '생각을 분명히 해!'라고 윽박지르고 싶어진다. 그렇기에 자신의 생각이 분명하고 그에 근거하여 어떤 현상을 단정적으로 결말짓는 사람들이 부러울 때도 있다.
늘 무언가 충분치 못하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는 편이다. 겸손처럼 들리기도 하겠지만, 고백하거니와 실상은 오만한 완벽주의 탓에 비롯되는 사단일뿐이다. 틀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 흠잡히거나 비판받고 싶지 않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해야 할 이야기가 있다고 여기면서도 분명한 발언을 자꾸 미루게 된다.
블로그라는 것이 얼마간은 개인적인 글쓰기에 가깝다고도 할 수 있는데, 나는 아직도 누군가의 시선을 느끼며 글을 쓰곤 한다. 엄한 자기검열 탓에 자기 생각을 분명하게 펼쳐보이지 못하는 것이다. 내 안의 목소리가 자꾸만 움츠러드는 것이 싫다. 하면서도 '그래도 최선을 다해 생각의 깊이를 길러야하지 않나?' 하는 물음에 그만 무릎을 꿇고 만다.
일을 해나가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짧게만 느껴지는 일상을 살면서, 어떤 문제의식이나 화두를 깊이있께 가꾼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 다듬어지지 않은 생각을 다듬고 성장시키자고 블로그를 시작했음에도 나는 아직도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있다. 다른 블로거들과 활발한 교류를 하며, 깨질 것은 깨지고, 비판을 받고 새로운 시각도 얻고 하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아직도 글쓰기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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