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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통한 생각 다듬기를 다짐하며


블로그를 개설하고 찔끔찔끔 글을 쓴지도 올해로 10년째인데, 아직까지도 ‘블로깅’은 내게 어색하고 낯선 실천이다. 누구를 위해 쓰는 글인지도 분명하지 않고, 무엇을 위해 꺼내놓는 생각인지도 명료하지 않은 채, 뭔가를 해야 한다는 부채감이랄까 혹은 뭔가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압박감이랄까, 이따금씩 밀려오는 충동 같은 것에 끌려 조각글을 몇번씩 뱉어내고는 흐지부지 손을 놓고 말았다.

목적의식이 불분명하니 실천이 이어질 까닭이 없다. 딱히 읽어주는 독자도 거의 없고, 글을 써서 무엇인가를 정리해보겠다는 필요성 마저도 분명치 않다보니, 파편처럼 남겨진 글들은 도대체 맥락을 알수 없는 웅엉거림에 지나지 않았다. 지금도 딱히 어떤 목적의식이 분명히 바로 세워져서 시작하는 건 아니다. 긴 업력을 가지다보니, 뱉어내는 이야기도 있고, 던져진 생각 파편이 떠돌면서 무언가 정리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책임감 같은 걸 느끼는 것 뿐이다.

콘텐트에 대한 생각, 사람과 제도에 대해 하고 싶은 말들, 우리가 함께 준비해야 할 변화와 미래에 대한 전망, 일을 하면서 마딱드리게 되는 답답한 현실들 … 해야 할 이야기도 있고, 찬찬히 설득하는 힘을 얻기 위해 정리하고픈 생각도 있다. 그것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여전히 주제는 ‘사람, 디지털 그리고 문화’의 변경을 넘어서지는 않을 것 같다.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글이 불러올 쑥덕거림이 무섭기도 하다. 뻔한 밑바닥을 드러낼까 겁나기도 한다. 내가 해야하는 이야기인지, 할수 있는 이야기인지 여전히 잘 알수 없는 어정쩡한 입길도 있을 것이다. 부족하고 모자라다는 걸 드러내는데 필요한 건 ‘용기’ 이상의 것이다. 그래도 이제는 비껴나 서있을 수는 없는 입장인 것 같다.

글쓰기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