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쓰기] #1. iOS 기반의 혁신적 글쓰기 도구 – Day One

Day One (http://dayoneapp.com/)은 오랬동안 써보고 싶었던 아주 유명한 ‘글쓰기’ 도구입니다. (물론, 맥 사용자에게만 해당하는 명성이겠지만 ^^;;) 

깔끔하고 직관적인 사용자 환경(UX)은 맥 시스템의 기본적인 디자인 철학과 궁합이 아주 잘 맞아서, 맥이 추구하는 ‘최소화 된 디자인(minimal design)’을 충실히 반영하면서도, 사용자의 쓰임새에 따라 최소화된 조작으로 최적의 결과물을 제공해주는 멋진 도구입니다. (아래 Day One 소개 영상 참조 »»)

사실 저는 Mac 시스템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Scrievener (http://www.literatureandlatte.com/scrivener.php)라는 강력한 편집-출판 도구에 아주 만족해하며 글쓰기의 즐거움을 누렸습니다.

Scrievener Screen Shot_Corkboard View

Scrievener의 메인 화면 스크린샷

하지만 이 강력한 도구가 어찌된 노릇인지, 기대했던 모바일 앱 버전이라던가 소셜미디어 포스팅 지원 등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듯해 애를 태웠습니다. (그나마 윈도우 버전을 출시해서 대중적으로 사용자층을 늘린 건 반가운 일이었습니다만 ^^;;) 하는 일의 특성 상 하나의 책이나 기사, 논문 같은 완성된 글을 만들어내느 경우보다는, 짧고 시각적인 소스들을 활용한 블로그나 페이스북 포스팅 같은 글쓰기의 필요성이 훨씬 많았던지라, 늘 이런 아쉬움을 달래줄 도구를 찾아서 여러 가지 시험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Mac용 WordPress 편집도구 myWPEdit 글편집 대화창

Mac용 WordPress 편집도구 myWPEdit 글편집 대화창

 

아쉬운대로 myWPEdit(http://mywpedit.com/)이나 WordPress 앱(iOS용, Android용), Momento(http://www.momentoapp.com/)같은 몇몇 블로그 에디터나 journal app 종류들을 써보기도 했고, Page나 iBookWriter같은 표준형 문서편집기나 e-book 저작도구들을 시험해보기도 했지만, 모든 필요를 다 맞춰주는 그런 만능형 도구(?)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Day One main interface

Day One main interface

이러던 중에 Day One이 모바일 앱 버전이 무료로 풀렸다는 소식을 듣고 지체없이 iPad Mini에 설치해서 테스트에 들어갔습니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단순한 이유도 있었겠지요?! OTL) 처음에는 너무 심심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단순한 인터페이스가 밋밋해보인다고 생각했습니다. 심지어는 Day One에 대한 명성이 다소 과장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잠시 들었습니다. 

하지만 사용자 환경에 익숙해지고, 이런저런 숨은 기능과 조작법을 익히고 나자, 이 밋밋하고 심심해보이는 도구가 너무나 아름답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단순하고 글 자체에 집중하되, 필요로 하는 소스 관리나 태깅, 지리 정보, 날짜 관리, 소셜 계정 배포 등이 유기적으로 처리되는 환상적인 경험을 하게 되고서는 Day One의 명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결국 모바일 앱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채 하루만에 Mac용 어플리케이션 마저 설치 하게되었습니다. (무려 $6.99를 지불하고!!)

Day One을 익히면서 ‘글쓰기’에 대해 새삼 돌아보게 되었던 몇 가지 발견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소셜미디어를 통한 콘텐츠 공유 필요성이 많아지면서, 각 어플리케이션과 소셜계정 간의 통합 지원(api를 통한 텍스트, 이미지, 메타데이터의 송수신)이 점점 중요한 핵심 기능으로 떠오르고 있다. 
  •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같은 모바일 환경에 의지하는 정보 처리와 메모 습관이 생기면서부터, 글의 부분을 이루는 메모나 스크랩, 링크 정보, 사진 | 동연상 캡쳐 등의 작업을 유기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클라우드(Cloud) 저장소 기능이 필수적으로 필요하게 된다. 
  • 클라우드를 통해 여러 기기와 자료 동기화가 이루어지다보니, 문서나 자료의 버전관리(versioning)와 중복 데이터의 충돌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데이터 처리 기술이 사용성(Usability)에 중대한 요소로 떠오르게 되었다. 
  • 글을 구조화시키는 문서편집기 고유의 기능보다는 외부 데이터를 불려들여 전체 작업중인 문서에 통합시키는 유기적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이 문서도구를 선택하는 데 더 중요한 선택 요소가 된다.

 

[푸념] 쉽게 씌어지지 않는 글, 쉬이 흘러가버리는 생각

글쓰기를 업으로 하고 싶다는 열망을 품었던 적도 있고,
엄격한 스승님에게서 글을 쓰는 것을 ‘수련’으로 여기며 가르침을 받기도 했건만,

여전히 ‘글을 쓴다는 건’ 온 세상을 들어올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무겁고,
희미한 생각을 모양이라도 잡아볼라치면, 모래폭풍이 덮쳐오기라도 하는 것처럼 혼란스럽다.

세상엔 수 많은 글이, 사진이, 이야기가 흘러다닌다.
쉽게 쓰여진 글, 굳이 다듬어야 할 이유가 있나 하며 ‘시크하게’ 휘갈겨 내려가는 글,
조곤조곤 한담을 나누듯 쉽고 수월하게 흘러가는 이야기, 멋스럽고 재치있게 한 단면을 잡아낸 사진…

나는 그 모든 것들이 부럽기만 하다.

[다짐] 가벼워져야 겠다는 생각, 부지런해져야 겠다는 다짐

무엇인가 그럴듯한 생각을 쓰고 싶다는 것도 욕심이다. 

그 무게에 자꾸 짓눌릴 수록 ‘글쓰기’는 점점 손아귀에서 멀어져간다. 두렵고, 부끄럽고, 혼란스러운 생각에 스스로 손을 내려놓고 도망치게 되는 것이다. 
다듬어지고 매끈한 생각을 내놓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조금은 가볍게, 살아가며 일을 해가며 떠오르는 생각들을 “가볍게” 던져놓고 이야기 나누는 곳이 되도록 해야겠다. 
부지런해지지 않으면 그런 자기 위안도 별 소용이 없다. iPhone을 산 까닭이 무엇이었던가? 짧고, 간결하지만, 살아 있는 생각을 담아두어 숙성시키자는 것 아니었던가? 
긴 글은, 오히려 짧은 생각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서로 이어지며 화학작용을 일으켜 깊은 통찰로 피어나게 될 것이다. 그럴 것이다라고 달래며, 다시 블로깅을 시작해보려 한다. 

[다짐] 비평적 글쓰기를 위한 준비 운동

실천이 더딘 나쁜 버릇을 경계하기 위해 글을 남겨놓고 스스로를 채근하려고 한다. 

글쓰기는 나의 수련이자 실천이다. 아주 오래도록 그 일을 혼자만의 쪽방에서 부질없는 푸념으로 흘려버리곤 했다. 분명치 않은 생각들을 세상에 내놓는 일이 부끄럽기도 했거니와 살아가는 일에 허둥대느라 맑은 눈과 곧은 소리를 잃어버렸기 때문이기도 했다. 침묵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글이 읽히기를 소망하며 내 안에서 부글부글 끓는 동안, 그 미숙함을 달래느라 적잖이 불면의 밤을 보내야 했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은데, 내 목소리가 찾아지지 않아 답답했다. 그리고 허투로 그 부스러기 글들을 세상에 내놓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 생각은 어리석었다. 
글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만나고 어우러지면서 성장하는 것 같다. 스스로 까탈을 부린다 하여 그 글이 절로 좋아질 까닭이 없지 않은가? 오래 전 스승을 찾아가 글쓰기에 대해 선문답처럼 물었다. 비평적 글쓰기는 삶의 자세이기도 하다는 걸 이제야 다시 깨닫게 되었다. 쓰면서 다지고, 부딪히며 성장하고, 모자란 곳을 도려내며 맑은 눈과 곧은 소리가 자리를 잡을 것이라 기대한다. 
오래도록 극장을 찾지 않았다. 영화는 그저 멀뚱멀뚱 씹지도 않고 삼키듯 보아넘겼다. 책은 한 마디 두께 이상 읽지 못했다. 세상을 바라보며 그저 구경꾼의 자세를 가지고 혼잣말을 늘어놓곤 했다. 이제는 그 모두에 대해 생각나느데로, 손에 잡히는 데로, 소리가 다듬어지는 데로 세상에 내놓으려 한다. 여전히 부끄럽고, 두렵고, 충실하지 못할까 하여… 이 글을 걸어둔다. 
이곳에 담긴 글이 허투루라면 누구든 채찍을 들어 아프게 꾸짖어주시길 부탁합니다. 

[짧은 생각] 공적인 것, 사적인 것, 그리고 블로그

두 가지 대비되는 단어로 생각하면 명료하고 분명해진다. 밝은 것과 어두운 것, 가벼운 것과 무거운 것, 곧은 것과 굽은 것… 그래서 흔히 사물을 바라볼 때 이러한 논법을 들이대면 모호하던 것들이 또렷하게 보이면서 분명한 판단을 할 수가 있게 된다. 모호한 것은 어떤 행동을 취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개 사람들은 갈래길 중 하나를 선택하여 바라보는 습성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때때로 그런 명료한 선택을 어렵게 하는 애매한 대상을 만날 때가 있다. 그러면 우리는 멈추어서 생각해보게 된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통찰을 얻게 되는 것이다. 세상이 반드시 대립되는 쌍으로만 이루어져 있지는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이따금씩 생각해보게 된다. 이 글은 개인적인 이야기에 속할까, 공적인 발언으로 다루어야 할까? 자신의 생각을 아무런 제약없이 적는다는 점에서 블로그는 지극히 개인적인 글쓰기일 수 있다. 그러나 글을 쓰면서 누군가 읽을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쓴다고는 장담하기 어렵다. 특히 그 블로그를 찾는 사람들이 일정한 수를 넘어서고, 그 글이 이곳 저곳 인터넷 미디어를 타고 전파된다고 한다면, 그 글은 이미 사적인 영역을 넘어서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문제는 얼마만큼의 사람이 보게 되면, 또 어떠한 매체에 옮겨지게 되면 공적인 글이 되는 것일까 하는 점이다. 대통령이 국정을 운영하며 느낀 소회를 자신의 블로그에 적는다면, 그 글은 과연 사적인 독백으로 남아 있을 수 있을까?

요즘 온 나라가 한 인터넷 논객의 글로 인해 온통 들쑤셔놓은 듯 시끄럽다. 그의 발언이 언론 매체에도 인용되고 있고, 방송 시사 프로그램과 뉴스 프로그램에서도 그의 발언을 두고 비판과 지지가 엇갈리고 있다. 경제에 대한 그의 식견이 놀랍도록 높아, 수 많은 사람들이 그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의 글을 전부 살펴본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전통적인 공적인 글쓰기와는 상당히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는 거리낌없이 그의 생각을 상당히 ‘사적인’ 어투로 풀어놓았다. 그런데 그의 목소리에 수 많은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애초에 이런 결과를 예상했던 것일까?  이제 그의 글은 왠만한 신문 사설보다도 더 많은 사람이 주목하고 있고, 찬탄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그렇다고 그의 글이 일정한 형식을 갖추기를 요구하는 사람도, 기대하는 사람도 없다. 그는 여전히 개인 자격으로 자신의 생각을 꺼내놓은 것뿐이기 때문이다.

블로그라는 도구가 창출한 ‘열린 공간’은 우리에게 새로운 문제를 던져주고 있다. 누구나 언제든 무엇이나 말할 수 있는 수단을 갖게 되었지만, 그것이 어떻게 사용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모호한 부분이 남아있다. 블로그를 가리켜 ‘1인 미디어’라고 할 때, 우리는 이 애체의 공적인 성격에 대해 이미 동의한 것일까? 그렇다면 블로그에 올라온 이야기는 모두 근거가 있고, 확인 된 사실이며, 출처가 분명한 것이라고 간주해야 한단 말인가? 하루 방문자가 수 천명을 넘는 블로그의 주인이 실수로 잘못된 사실을 올린다거나, 누군가의 명예를 손상시킬 수 있는 언사를 한다던가, 단순한 가정이가 추측에 불과한 이야기를 사실과 혼동할 수 있게 얘기한다면 그 결과가 미칠 파장은 과연 개인의 말실수라고 치부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모든 블로거들에게 언론인의 정신과 엄정한 책임을 요구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블로그가 점점 영향력을 얻어갈 수록 우리는 분면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새로운 문화적 현상들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여지껏 우리는 사적인 것을 공적인 장에 늘어놓는 것을 그다지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 삶의 방식을 살았다. 자신의 감정이나 관계에 대한 언급은 조심스럽게 정제되어 일정한 형식 안에서 언급 되어야 하고, 솔직한 생각이나 느낌은 자신만의 사적인 영역에 보관해 둘 것을 권고 받았다. 우리가 블로그라는 도구를 자신의 생각을 꺼내놓는 장이라기 보다 정보를 모으고 정리해두는 데에 쓰는 까닭은 아마도 이러한 문화적 경향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암암리에 블르고를 공적인 발언 공간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블로그를 둘러싼 문화 현상은 현재 진행형이다. 개개인의 감상을 적고 일상을 기록하던 도구가 이제는 가히 왠만한 신문이나 방송과 맞먹는 영향력을 얻어가고 있다. 우리들(의) 미디어(we media)인 블로그는 그 열린 공간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지혜를 요구하고 있다. 열린 소통의 도구로서 유용하게 사용하면서도, 그 뒷면의 어두운 폐혜를 지혜롭게 다룰 수 있는지 물음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무엇이 나타나면 한 동안은 그를 둘러싸고 혼란이 벌어지게 마련이다. 지금 이 순간까지 분명한 답은 주어지지 않았다. 블로그는 지극히 개인적이며, 동시에 공적일 수도 있는 소통의 수단이다. 명쾌하게 어느 한편으로 가름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들 모두가 조심스럽고 심사숙고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고백] 충분치 못하다는 생각, 글쓰기의 어려움

무엇인가를 단정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 여긴다. 내게는 어느 것 하나 분명하게 눈에 잡히지도 않고, 어떤 측면을 보면 다른 각도에서 엿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판단을 유보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때로는 스스로에게도 ‘생각을 분명히 해!’라고 윽박지르고 싶어진다. 그렇기에 자신의 생각이 분명하고 그에 근거하여 어떤 현상을 단정적으로 결말짓는 사람들이 부러울 때도 있다.

늘 무언가 충분치 못하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는 편이다. 겸손처럼 들리기도 하겠지만, 고백하거니와 실상은 오만한 완벽주의 탓에 비롯되는 사단일뿐이다. 틀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 흠잡히거나 비판받고 싶지 않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해야 할 이야기가 있다고 여기면서도 분명한 발언을 자꾸 미루게 된다.

블로그라는 것이 얼마간은 개인적인 글쓰기에 가깝다고도 할 수 있는데, 나는 아직도 누군가의 시선을 느끼며 글을 쓰곤 한다. 엄한 자기검열 탓에 자기 생각을 분명하게 펼쳐보이지 못하는 것이다. 내 안의 목소리가 자꾸만 움츠러드는 것이 싫다. 하면서도 ‘그래도 최선을 다해 생각의 깊이를 길러야하지 않나?’ 하는 물음에 그만 무릎을 꿇고 만다.

일을 해나가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짧게만 느껴지는 일상을 살면서, 어떤 문제의식이나 화두를 깊이있께 가꾼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 다듬어지지 않은 생각을 다듬고 성장시키자고 블로그를 시작했음에도 나는 아직도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있다. 다른 블로거들과 활발한 교류를 하며, 깨질 것은 깨지고, 비판을 받고 새로운 시각도 얻고 하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아직도 글쓰기가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