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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 글] 희미한 기억 속의 옛 사이트들

 

희미한 기억 속의 옛 사이트들… 웹 마스터의 길닦기

2004/09/05 23:14

1999년 처음 맡았던 사이트의 런칭 모습.

웹진이라는 컨셉을 잡았음에도 실제로는 고객 서비스 사이트로 운영되어야 했던 비극적 운명의 사이트… 그 애매한 요구사항들과 기술적인 제약조건들을 허겁지겁 따라가며 관리하느라 거의 매일 밤을 새우게 하였던 사이트…

그리고 그 다음 해던가 재개편을 하고 만든 사이트… 고객 서비스 사이트라는 아이덴티티는 확립시켰지만, 이 당시의 과제는 높은 컨텐츠 생산비와 서비스 비용에 따르는 명확한 ROI를 입증시키는 것이었다. 하지만, 2000년 들어섰다고 해서 인터넷 비즈니스의 모델이 정립된 것은 아니었다. 혼돈은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다.
정말이지 눈물없이는 이야기할 수 없는 프로젝트… “단기필마”라는 전설을 만들고야 만 그 사이트… ‘소수정예’라는 미명하에, 일인당 매출 기여도가 기천만원 가까이 나왔던 전설적인 기록을 남긴 그 사이트… UI설계 부터, 정보설계, 프로모션 기획에 이르기까지, 충분한 시간을 들이며 원칙데로 진행하였으나 불시착하고야만 사이트… 한편으로는 미숙했고, 의욕에 비해 내공이 약했던 탓이었다. 함께 한 팀원들에게 진 마음의 빚을 그 후로 몇 년에 걸쳐 갚아야 했다.

맨 처음, 이 바닥에도 사기꾼이 있구나 하는 깨달음을 준 시안… 한창 쇼핑몰 솔루션으로 급부상하고 있던 e-net의 의뢰로 만든 데모 사이트 시안이었다. 차마 이걸 클라이언트에게 보여줄 수 없어서, 대타를 구해 7일만에 시안을 다시 만들었다. 그리고 이 작업을 한 외주업체에게 욕을 한 바가지 해주었다. 그러나 그들은 이 디자인이 “쇼핑몰로는 이 이상 나올 수 없는” 시안이라고 하였다. ㅜ.ㅜ

그 때, 함께 아래 시안을 만들며 눈물어리게 작업해준 홍순기씨에게 정말로 마음의 빚이 많았다.

그리하여 e-net의 박*희씨에게 무쟈게 쿠사리 먹어가며 납기일 늦춰서 보낸 홍순기씨의 시안. 추석이 사이에 끼었었음에도 하루도 못 쉬고 일을 해야 했다. 하지만, 4년여가 지난 지금 기준으로 봐도, 무척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이었다고 생각한다.

이걸 공개하는 건 좀 께름칙하지만, 어쨌든 엄연히 실재했던 일이고, 역사적인 일이 되어버린 사건이니만큰… 큰 맘 먹고 이야기해볼까 한다. 그림 보면 알 수 있지만, 굴지의 모 그룹 사이트 시안이었다. 2001년이었던가…. 아뭏든 아주아주 추웠던 기억과 미션 임파서블한 상황들을 헤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느라 거의 기진맥진했던 사이트… 시안 작업만 열번 남짓 하며 한 달을 보냈던 기억이 아프게 남는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를 끝으로 나는 미운정 고운정 다 들었던 첫 직장을 떠났다. 다시는 에이전시 일 하지 않으리라 굳은 결심을 하고서…
3년여 동안 나는 다른 일들을 했다. 웹과 무관한 일은 아니었지만, 에이전시는 아니었다. 하지만 다시 그 전선에 섰다. 이제 내 기억 속에 남을 사이트들에 대해 이 따금씩은 정리를 해볼 기회가 있을 것이다.그 때는 하나 하나의 사이트들을 나는 무어라 기억하게 될까?